님은 방학을 좋아하는 어린이였나요?🫧 저는 특별히 방학을 기다리는 어린이는 아니었지만, 어른이 돼서는 오히려 방학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자주 생각했던 것 같아요. 처음 회사에 입사하고 나서도 왜 어른에겐 방학이 없을까 한탄스러웠거든요. 연차나 여름휴가가 있지만 대부분의 직장인에겐 2~3일 정도의 휴가가 주어지니까요. 그조차 업무가 바빠서라거나 눈치가 보여 쓰지 못하는 경우도 많을 거고요. 하지만 정말로 휴가가 간절할 때가 있어요. 일주일 정도도 아니고 몇 개월 정도는 푹 쉬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 간절하고요🍉

휴식은 시간을 낭비하는 거라는 인식이 여전히 있지만, 과도한 생산주의를 벗어나 잠시 자기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도 필요할 거예요🥺 쉬지 않고 달리는 게 불가능하기도 할 뿐더러 잘 쉬어야 또 달릴 수도 있으니까요. '잘' 달린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는 사람마다 다를테고요. 자기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어디로 가고 싶은지 아는 건 어려운 일이니 그걸 알기 위해선 잘 쉬어야 하는 시간도 있어야겠지요✨

그리고 그 시간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는 겪어보기 전엔 몰라요. 난관이 있을 수도 있지만, 생각지도 못했던 낭만이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어요. 몰랐던 내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고요. 오늘 솔솔레터가 추천해드릴 콘텐츠는 휴식이 필요하다고 느낄 때 보면 좋을 드라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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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로운 한낮. 복작복작한 길거리를 가로질러 웨딩드레스 차림으로 전력질주하는 여자가 있어요. 결혼식장에서 뛰쳐나온 미나미에요👰🏻‍♀️ 미나미는 결혼식장에 나타나지 않은 신랑을 찾기 위해 현관문을 세차게 두드려요. 막 잠에서 깬 듯한 남자가 문을 열어주자마자 미나미는 신랑이 어디 있는지 물어요. 문을 열어준 남자는 피아니스트 세나인데, 세나의 룸메이트였던 신랑의 행방은 세나 역시 알지 못하죠. 결혼식이 파토나 갈 곳이 없어진 미나미는 세나의 집에서 함께 살게 되어요. 그렇게 두 사람의 동거가 시작됩니다🏚️

후배를 짝사랑하고 있는 세나와 결혼 직전 파혼당한 미나미. 솔직하고 쾌활한 미나미와 내성적이고 표현에 서툰 세나는 사사건건 부딪히기도 해요. 처음엔 각자를 잘나가는 모델과 뛰어난 피아니스트로 소개했지만, 사실이 아니란 게 곧 밝혀지고 함께 살면서 서로의 생활을 공유하게 되어요. 연애 상담도 해주고, 속깊은 대화도 나누고요. 두 사람은 누구보다 친한 친구처럼 서로의 일상에 스며들어요. 물론 순탄치만은 않아요. 무진장 싸우고 집을 떠나는 미나미를 붙잡기 위해 세나는 피아노 연주를 하지요🎹 하루를 마친 저녁에 함께 맥주 한 캔을 따고 술잔을 기울이기도 해요. 그렇게 하나도 안 맞을 것 같은 두 사람은 점점 더 가까워지게 됩니다😌

<롱 베케이션>은 기본적으로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요💞 드라마 중반부까지도 두 사람은 친구 관계인 것 같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묘한 텐션이 생기거든요. 동시에 이 드라마는 미나미와 세나, 두 사람의 삶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해요. 모델로 활동했던 미나미에겐 점점 일이 들어오지 않아요. 에이전시에서 시간을 죽이거나 후배 뒤치닥거리를 해주다 짤리기도 하고요. 도무지 앞으로 뭘 하며 먹고 살지 감이 안 오죠😖 세나에겐 예전부터 고민이 있는데, 연주 자체엔 문제가 없지만 감정이 실려 있지 않다는 평을 받는다는 거예요. 동네 피아노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세나는 계속 피아노를 쳐도 될지 고민합니다. 

세나가 미나미에게 지금의 시기를 긴 휴가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어요. 그러니까 두 사람이 함께 집에서 사는 이 시간은 일종의 유예 기간인 셈인 것이죠. 드라마를 보면서 러브라인뿐만 아니라 앞으로 두 사람은 어떻게 살아가게 될지 지켜보게 되었어요. 이들에게 주어진 괄호 같은 시간을 잘 보내길 소망하게 되었고요✨

제가 이 드라마를 보게 된 건 여름에 보기 좋다는 리뷰를 봤기 때문이었어요. 유명한 드라마인지 모르고 있었는데, 알고보니 주연 배우가 기무라 타쿠야더라고요😮 사실 저는 전반부까지는 왜 유명한진 알겠지만 내 취향은 아니다.. 싶어 진도가 잘 안 나갔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흥미진진하게 보게 되었어요. 아무래도 90년대 후반에 나온 드라마라 클래식한 연출과 전개로 펼쳐지는데, 그 부분이 드라마의 매력 포인트라고 느껴지더라고요. 요즘 y2k 감성이 유행하잖아요? 드라마 속 주인공들이 입고 있는 옷들이 지금 길거리에서 봐도 전혀 위화감이 없을 것 같아서 재밌기도 했어요. 미나미의 직업이 모델인만큼 패션을 보는 재미도 있어요🤩

드라마의 계절적 배경이 내내 여름이니 만약 이 드라마를 보신다면 여름에 시청하시길 추천드리고 싶어요. 여름이 그리울 때 꺼내어봐도 좋겠네요!☀️

일상에 지쳐 피로감을 느끼거나 잠시 쉬는 시간을 가지고 싶다고 느낄 때 보면 좋을 드라마에요. 여름엔 어쩐지 입맛도 없고 기운도 없지요. 기력을 낼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것도 내 마음대로 안 될 때는 억지로 기력을 돋구려고 하기보단 지금 내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잠시 귀기울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님, 벌써 7월도 얼마 남지 않았어요. 또 비가 많이 내린다고 하니 꼭 안전 조심하시기에요. 

그럼, 우리는 또 만나요💌

+)드라마 주제곡으로 유명한 <lalala love song>! 가수 백예린이 부른 영상을 꼬옥 감사해보시길 추천드리고 싶어요. 원곡도 물론 좋지만 백예린 버전 <lalala love song>은 정말이지 여름 그 자체라 푸욱 빠져들게 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