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장참미
🏷️발행: 2023.11
🎈종류: 한국에세이
📃쪽수: 240쪽
'그 무렵 우연처럼 만나 나도 모르게 빠져든 것이 클라이밍이었다. (중략) 그런데 발을 디딜수록 이 운동은 내가 오래도록 고수해 온 삶의 태도를 서서히 무너뜨렸다. 숨는 것도 숨기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 곳, 시도와 실패 없이는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는 세계에서 내가 가진 음흉함, 용기 없음은 통하지 않았다. 마치 좋아하는 마음을 숨길 수 없는 것처럼. 날마다 수없이 떨어지고 실패하면서도 더없이 즐거워하는 사람들 틈에서, 나는 비로소 실패마저도 좋아하는 일의 일부가 될 수 있음을 배웠다.
클라이밍은 내가 잘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사랑할 수 있었던 첫 번째 대상이다. 아직까지도 '잘하는 사람'은 되지 못했지만, 부끄러움 없이 그냥 '하는 사람'이 된 나를, 그런 나를 만나게 해 준 클라이밍을 여전히 사랑한다.'✏️
프롤로그에 적힌 글의 일부에요. 이미 눈치 챈 분도 계시겠지만, 이 책은 클라이밍에 관한 에세이에요🧗🏻♀️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클라이밍에 빠진 저자가 클라이밍을 계속 해나가며 좋아하는 마음에 관해 쓴 에세이에요. 저자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창원에서 책방을 하며 지내요. 그러던 어느 날, 동생의 권유로 클라이밍을 시작하게 되지요.
책은 클라이밍 이야기만 담겨 있진 않아요. 클라이밍을 통해 좋아하는 마음을 들여다보거나, 클라이밍을 삶에 빗댄 대목도 곳곳에 있어요. 이를테면 저자가 처음으로 야외 암벽을 타본 일화가 나와요. 저자가 머뭇대며 긴장해있을 때 베테랑 멤버가 저자 뒤에 따라붙어 보조해주어요. 도와준 멤버와 응원해준 멤버들 덕에 저자는 완등에 성공하지요. '지켜봐 주고 붙잡아 줄 내가 있으니 믿고 가 보라는 그 말을 나는 오랫동안 기다려 왔던 것 같다. 믿음의 기반은 자신이 될 수도, 타인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게 누구든 무엇이든 중요한 건 일단 한번 가 보는 마음이다. 두려움과 망설임 앞에서도 일단 내 마음이 향하는 방향으로 한 발 내디뎌 보는 마음이다.(112쪽)' 암장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도 재미있고 와닿더라고요!😉
또, 자신이 몸을 잘 쓰지 못한다는 사실을 열등감으로 느껴왔던 저자가 클라이밍을 하며 스스로를 받아들이는 내용도 있어요. '잘하지 못해도 계속하는 마음, 그거야말로 멋진 거라고. 누군가를 바라거나 기대하지 않고 쏟는 열정만큼 소중한 것도 없다고 말이다. 실패할 게 뻔한 일 앞에서 "그래도 하고 싶어"라고 말하는 나를 이제야 비로소 좋아할 수 있게 됐다.(210쪽)' 저자는 클라이밍을 통해 그동안 회피해왔던 자신을 돌아보고, 잘하든 못하든 계속 클라이밍을 하겠다고 마음을 다잡아요🙂
우리는 살면서 잘하는 일을 하려고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 편이 더 안전하고, 남들에게 보여주기도 창피하지 않으니까요. 반면 능숙하지 못한 모습은 왠지 부끄럽게 느껴지지요. 그게 좋아하는 일이라면 더더욱요. 내가 하찮아 보이는 건 아닌지, 허술한 모습이 혹시라도 약점이 되면 어떡하나 걱정되기도 하고요. 잘하지 못해도 좋아하는 걸 계속하는 마음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게 되고 나서부터는 잘하든 못하든 계속하는 사람들의 꾸준함이 더욱 대단해 보이더라고요. 자신의 콤플렉스를 너무 미워하지 않으면서, 스스로 계속하는 마음을 다독여주어야 할테니까요. '그럼에도' '그냥' 한다는 것. 간단해 보이지만 결코 간단하지 않은 일이지요. 눈에 띄는 성장이 보인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날도 있고, 기대만큼 실력이 늘지 않아서 괴로운 날도 있기 마련이잖아요😶 하지만 그런 순간에도 역시 자신의 '좋아하는 마음'을 믿고, 계속 해나가는 것이 오직 답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좋아하는 마음이면 충분하다 싶기도 했고요. 좋아하는 마음을 계속해서 가지고 있는 사람은 분명 단단한 사람일 거라는 믿음도 있어요.
《좋아하는 마음엔 실패가 없지》는 좋아하는 마음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껴보게 해주는 책이에요. 친구의 이야기를 들을 때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책장을 넘기게 되실 거예요. 읽는 동안 손은 시려워도 저자의 다정한 시선에 마음은 따뜻했어요. 저도 최근에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는 게 맞을지 고민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그래도 어쩌겠어요 해내야지' 하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바쁜 일상 탓에 좋아하는 마음의 눈부심을 우리는 종종 잊고 살게 되곤 하지만, 혹시나 좋아하는 게 생기거나 이미 갖고 있다면 그 마음을 진득하게 봐주고 소중히 여겨주기로 해요😎 이 책은 '좋아하는 마음을 가져본 게 언제였더라..?' 까마득해서 다시 그 마음을 느껴보고 싶은 구독자님이나, 좋아하는 마음의 힘을 얻어가고 싶은 구독자님께 추천드릴게요. 저는 꽤 오랜 위시리스트였던 클라이밍을 조만간 실행해보려고요🤭
님, 주말에도 추위가 계속될 거라고 해요. 혹시 외출하신다면 꼭 따뜻하게 껴입으시길 바랄게요.
그럼, 우리는 다음주에 또 만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