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난 사람들 (2023) 총 10부작
🕓회당 33~39분
👥장르: 드라마, 코미디
🇺🇸국가: 미국
✅감상 가능한 OTT 서비스: 넷플릭스
시비 건 차량과 그 차량에 복수하기 위해 보복운전을 감행하는 차량. 그렇게 시작되는 추격전... 보복운전으로 촉발된 사건사고를 뉴스나 영화 소재로도 많이 접해보셨을 거예요.
오늘 추천드리는 콘텐츠 <성난 사람들>의 주인공은 난폭운전으로 엮인 에이미와 대니입니다. 공교롭게도 두 운전자는 아시안계 미국인이에요. 대니는 한국계 미국인이고, 에이미는 베트남, 중국계 미국인이지요. 두 사람은 성별도, 살아온 환경도, 속해 있는 계층도 다르지만 서로에 대한 원한으로 끈끈하게 묶인 사이가 됩니다.
<성난 사람들>은 유쾌하기만한 드라마는 아니에요. 분명 코미디 요소가 있는데, 웃기지만은 않달까요. 주인공인 에이미와 대니의 삶을 가까이 들여다보면 정말이지 만족감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거든요. 두 인물을 바라보는 카메라의 시선도 진지한 면이 있고요.
대니와 에이미의 공통점은 단연 화👿가 많다는 거예요. 대니가 화를 내는 방식과 에이미가 화를 내는 방식은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대니는 같이 사는 남동생에게 화내기도 하는 반면, 에이미는 남들 앞에서 잘 화를 내지 않아요. 남편에게 불만이 있어도 빙 돌려서 말하고, 어떤 곤란한 상황에서도 웃음을 짓는 것에 능숙합니다. 화를 삭히다가 혼자 있을 때 마구 쌍욕을 하죠. 그런 에이미가 자유롭게(!) 분노를 발산하는 순간이 있는데, 바로 접선한 대니와 전쟁 같은 싸움을 할 때입니다. 이 두 사람은 서로를 증오🤬하면서도 함께 있을 때 시너지를 발산하는 것 같아 보이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사회적으로 가면을 쓰지 않아도 되는, 원초적인 감정인 분노로만 엮여 있는 관계.
이 관계가 과연 무엇이 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 <성난 사람들>은 만족스러운 드라마를 내놓습니다. 이야기가 후반부로 달려갈수록 문득 이런 생각이 들지요. '아, 분노라는 공통된 감정이 두 사람의 가면을 벗게 했구나.' 에이미에게 감사일기를 쓰라고 권한 남편과 있을 때보다 대니와 쌍욕을 주고받을 때 에이미의 얼굴이 더 편해보였거든요😌
<성난 사람들>은 분노가 왜 어떤 사람들에겐 더 취약한지, 화난 사람들은 어떤 표정을 짓는지(그리고 그 표정은 왜 슬퍼보이기도 하는지), 이들은 어떻게 관계 맺는지 생각하게 합니다. 무엇보다 <성난 사람들>을 추천드리는 이유 중 하나는, 참 잘 만든 드라마이기 때문이에요. 저항 없이 웃게 되는 장면도 있고요🤣
화를 내며 외로워본 적이 있다면 두 '성난 사람들'을 보며 공감할 수 있을 거예요. 분노에 대해서 우리는 잘 얘기하지 않지요. 아무래도 조심스러운 주제기도 하고, 대화의 분위기를 바꿔놓을 수도 있으니까요. 그렇기 때문인지 <성난 사람들>을 보며 참 반가웠어요. 님도 혹시 최근에 화난 일이 있었다면, 그 일이 님을 슬프게 만들었다면 <성난 사람들>을 보시길 추천드려요. 힘들 때 같이 옆에서 화내주는 친구가 있는 것만으로도 위로받을 때가 있잖아요? 이 드라마를 보면 딱 그런 느낌일 거예요. 그랬으면 좋겠어요🙏
이번 한주도 고생 많았어요, 님!
솔솔레터는 다음주 수요일 메일함으로 찾아갈게요💌
🔎감상 포인트
1. 캐스팅이 너무 좋은 드라마에요😊 스티브 연의 연기력은 이미 많이 알려졌지만, 앨리 웡의 연기를 보며 감탄했어요. 이미 알고 계시는 구독자님도 계시겠지만, 앨리 웡은 스탠드업 코미디언이기도 하답니다! 입담이 아주 뛰어나요.
2. 대니 캐릭터가 한국계 미국인인만큼 깨알같은 케이(K) 모먼트들이 있어요. 부모님과 영상통화하는 부분이 킬링포인트에요. 스티브 연이 이렇게 한국어를 잘했나? 하고 깜짝 놀라기도 했답니다.
3. 연출이 참 좋아요. 특히 도입부 타이틀과 함께 뜨는 삽화가 너무나 매력적이랍니다. 이번엔 어떤 도입부로 시작될까? 기대하게 되는 재미가 있어요.
4. 매회 붙여진 제목들을 참 잘 지었어요. 1화는 '새들은 노래하는 게 아니야, 고통에 울부짖는 거지'이고, 3화는 '내 속엔 울음이 산다'에요. 비범하죠?😉
5. 대체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건데..?🙄 싶은 실마리가 후반부에 나옵니다. 그 실마리가 <성난 사람들>은 분노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한 동시에 트라우마에 관해 깊이 들여다본 드라마라는 것을 알게 해주어요. 그러니 마지막화까지 꼭 보시기에요! |